골프뉴스모음
2018년 12월 30일 골프뉴스모음(1)
베짱남씨
2018. 12. 30. 21:30
점차 사라지는 ‘골프장 사장’ 자리
퍼블릭 증가로 회원권 부족 하이브리드형 종목 쏟아져
“입문 1년여 만에 첫 70대打에 사이클 버디까지 겹경사”
점차 사라지는 ‘골프장 사장’ 자리
그 많던 연말 모임도 점차 끝물로 접어들었습니다. 향우회나 동문·동창회 등 명분에 따라 모임 몇 개에 이름이라도 올려야 사회생활을 제대로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무수한 모임 중에도 ‘○○향우회’ ‘××동문회’ ‘△△전우회’를 두고 ‘대한민국 3대 모임’이라고 합니다. 여느 모임보다 끈끈한 유대감만큼은 유별나다 싶을 정도여서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골프장에도 이에 버금가는 돈독한 모임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안양골프장 출신의 모임이 대표적입니다. 1968년 고 이병철 회장 손으로 만든 안양골프장은 지금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문골프장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안양골프장을 거친 임직원만 수천 명 이상이죠. 골프장이 몇 안 되던 때다 보니 안양골프장 출신이라면 신설은 물론 기존 골프장들도 스카우트 우선순위였습니다. 일 잘하는 CEO라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골프장을 시작하는 오너가 명문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높을수록 안양 출신의 CEO 영입은 명문으로 가는 보증수표나 다름없었습니다. 안양골프장은 ‘골프장 CEO 사관학교’라는 말까지 생겼고 실제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은 요즘에도 상당수 골프장에서 안양 출신을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능력과 함께 보이지 않는 손, 즉 모임의 파워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사장이나 임원을 찾는 골프장이 생길 때마다 오너 쪽과 줄을 연결했고, 모임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순번을 정한 듯 자석처럼 빈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요즘에는 안양 출신뿐 아니라 삼성가에서 분리된 CJ, 신세계, 한솔그룹 등이 운영하는 골프장 출신의 ‘범(汎)삼성가 모임’도 생겨나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모임에서 한때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가 안부를 나누고 정보 교류는 물론 좋은 자리로 재취업하는 데까지 도움을 주고받는다면 금상첨화겠죠. 그러나 최근 안양 출신 모임의 역할과 위상이 위축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예가 지금 진행 중인 뉴서울CC 사장 공모에서 1차 서류심사단계부터 삼성 출신은 원천 배제됐다는 후문입니다. 뉴서울CC는 30년 동안 정치권에서 심어놓은 ‘낙하산’을 빼면 몸담았던 골프장 CEO 모두가 삼성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는 회원제 골프장들이 경영 위기에 빠진 탓도 있습니다. 골프장마다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기에 ‘CEO 체급’을 줄이는 추세도 유행입니다. 사장이 맡던 CEO 자리를 부장이나 이사급의 본부장 또는 총지배인이 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젠 ‘좋은 골프장을 만드는 CEO’보다는 ‘돈 벌어오는 CEO’가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시대가 변하긴 변한 모양입니다. mschoi@
퍼블릭 증가로 회원권 부족 하이브리드형 종목 쏟아져
연말 회원권 시장이 강보합세다. 지역별 편차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결산 법인의 수요와 개인의 저점매수 주문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해 회원권 시장의 예상 밖 상승 구도는 무기명의 상승 외에 달라진 시장의 수급여건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 골프장의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퍼블릭 골프장이 증가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골프장 매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정한 매물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퍼블릭 골프장 증가로 회원권의 희소가치 때문에 개체 수가 부족해진 시장에 하이브리드 형의 새 종목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회원권이란 골프는 물론, 콘도 또는 골프텔 등 다른 형태의 리조트 부동산 지분과 조합한 상품을 말한다. 아예 일반 주택에 골프 혜택이 연계된 상품도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회생절차를 밟는 골프장에서는 주식+채권+선불카드를 뒤섞은 형태를 법원명령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면서 골프와 콘도 혜택을 주는 선불카드 발행도 증가추세다. 주목할 점은 발행 주체가 대부분 퍼블릭 골프장이어서 우회적인 회원권 발행에 참여한다는 편법 논란도 있다.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이현균 회원권애널리스트 lhk@acegolf.com
“입문 1년여 만에 첫 70대打에 사이클 버디까지 겹경사”
김재원 ㈜파마코스텍제약 대표 일본 사업 파트너 권유로 시작 3개월 후 첫 라운드서 105타 지기 싫어해 출장 가서도 맹연습 하체단련 덕 비거리 250m 펑펑 지난해 생애 베스트 2언더 기록 김재원(58) ㈜파마코스텍제약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을 철칙으로 여긴다. 김 대표에게 지금까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행운은 없었다. 늘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골프는 노력한 것 이상의 결과를 얻을 때도 있었지만, 실망도 적지 않았다. 지난 13일 경기 화성시 파마코스텍제약 제2공장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성실하게 살아서일까, 김 대표는 “그동안 사업 실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 연구직으로 출발한 김 대표는 2000년 충북 음성에 제약원료 공장을 차리면서 독립했다. 김 대표는 이내 조심스럽게 “회사 성장세가 요즘 정체 상태”라며 “도약할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업 시작 5년 만에 지금의 화성시 향남면에 제2공장을 지었다. 확실한 아이템과 탄탄한 거래처를 확보한 덕분이었다. 제약 원료를 만들었고, 처음엔 일본 기업이 주거래처였다. 의약품 주원료를 제작 판매하는 업종이다. 주로 알레르기, 고혈압, 천식 치료제 등 제약 원료를 생산하기에 연구소에 대한 신뢰는 사업의 밑거름이 됐다. 음성공장에선 원료 중간재를 만들고, 화성공장에서는 의약 완제품을 제작한다. 김 대표와 거래하는 제약사는 그가 조달한 의약 완제품을 활용해 환자들이 먹게끔 정제나 캡슐제, 과립제로 제작해 판매한다. 김 대표는 “배합기술이 핵심이기에 중견연구원 확보가 관건”이라며 “이제 생산하는 아이템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골프를 접한 건 사업 초창기 시절 일본에서 온 사업 파트너 때문이었다. 골프를 좋아하던 일본 파트너는 한국에만 오면 골프 이야기를 꺼냈고 그래서 김 대표는 골프를 배웠다. 창업 초기 공장에서 숙식하며 회사 일에 몰두하던 무렵 집에는 주에 한 번 갈 정도로 바삐 지냈지만, 공장 근처의 골프연습장만큼은 부지런히 다녔다. 처음 연습장에 가 프로를 만났는데 그가 “3개월 동안, 스윙이 완성되기 전에 필드에 나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어설프게 필드에 나갔다간 스윙이 되레 망가질 우려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3개월이 지난 다음 필드에 나갔다. 경기 용인 플라자CC에서 머리를 얹었다. 친분이 있던 거래업체 대표와 동반했고 김 대표는 이론과 실전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워서 아무리 잘해도 쇼트게임만큼은 잘 안됐던 것. 드라이버 샷이나 아이언 샷은 동반자가 감탄할 만큼 잘 쳤다. 하지만 그날 105타였다. 어프로치나 퍼팅에서 타수가 많이 나왔다. 구력 5∼6년이던 동반자들의 스코어는 80대였고, 김 대표에게 처음 두 번 칠 때까지는 몇 점의 핸디캡을 줬다. 하지만 세 번째 모임부터는 ‘스크래치 멤버’가 됐다. 그들은 “스윙을 보니 김 대표가 얼마 안 가 우리를 이길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후 4∼5차례 그들에게 지갑을 열어야 했다. 김 대표는 지는 게 싫어 라운드 후 곧바로 연습장에 갔다. 처음부터 ‘싸움닭’이 됐다는 김 대표는 두 달도 안 돼 그들을 이기기 시작했다. 오직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칼을 갈았다. 라운드 후에는 집 대신 먼저 연습장으로 갔다. 지방 출장 때에도 연습장 그물망이 보이면 그곳에 들러 스윙을 할 정도였다. 이후에는 몇 개월 만에 그들을 이길 때가 더 많아졌다. 그런 희열에 골프 재미가 더 솟았다. 김 대표는 그들이 속한 골프모임에 나간 지 1년 반쯤 됐을 무렵 ‘싱글 패’를 받았다. 12명의 회원 모임이 있던 날 경기 용인의 BA 비스타CC 북코스에서 79타란 성적표를 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사이클 버디’도 함께 작성했다. 정작 자신은 몰랐는데 캐디가 귀띔해줬다. 첫 버디를 낚은 3번 홀(파5)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고도 5번 우드로 그린 주변까지 보낸 뒤 세 번째 샷을 ‘기브 거리’에 붙였다. 이후 4번 홀(파4)에서 아이언샷으로 1m에 붙였고, 5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2m 남짓 보낸 뒤 버디를 만들어냈다. 김 대표는 사실 전날 새벽까지 직원들과 회식하느라 집에서 2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라운드에 나섰던 것. 싱글과 사이클 버디 ‘사고’를 친 김 대표는 이날 밤 12명이 모였던 1, 2차 모임 회식비용을 댔다. 골프입문 2년도 채 안 돼 싱글 패를 받았던 김 대표였지만 이후 90대 타수를 기록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원인을 찾으니 연습을 등한시하고, 골프를 대하는 마음이 흐트러져 있던 자신을 발견했다. 그의 골프는 이처럼 한 차례 고비를 넘겼지만, 5년 만에 두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화성공장 증축을 전후해 5년 동안 연습 한 번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달라지는 ‘마이 웨이’ 습관이 생겼다. 스윙교정 전문 스튜디오 레슨으로 스윙 분석을 해 잘못된 습관을 다시 잡으면서 골프기량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김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파 70타. 지난해 경기 용인의 코리아골프장에서 작성했다. 지난해 봄 이븐파를 친 지 3개월 만이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지금도 240∼250m일 만큼 장타를 구사하고 있다. 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하체를 단련해왔고, 충실한 기본기로 익힌 릴리스 포인트를 살린 임팩트가 한몫했다. 콩 수확을 위해 사용하던 도리깨질 원리처럼 힘이 아닌 손목 스냅을 적절히 이용하는 요령이 골프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20년 구력이지만 지금도 첫 홀에서는 항상 설레고 긴장된다는 김 대표는 “늘 ‘트러블’과 맞닥트리는 게 골프”라면서 “이런 위기는 사업이나 인생을 대하듯 진지하게 풀어가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오히려 기회로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을 할 때 대충할 수 없듯이 골프도 성심성의껏 치면 트러블 샷 상황도 즐기면서 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퍼블릭 증가로 회원권 부족 하이브리드형 종목 쏟아져
“입문 1년여 만에 첫 70대打에 사이클 버디까지 겹경사”
점차 사라지는 ‘골프장 사장’ 자리
그 많던 연말 모임도 점차 끝물로 접어들었습니다. 향우회나 동문·동창회 등 명분에 따라 모임 몇 개에 이름이라도 올려야 사회생활을 제대로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무수한 모임 중에도 ‘○○향우회’ ‘××동문회’ ‘△△전우회’를 두고 ‘대한민국 3대 모임’이라고 합니다. 여느 모임보다 끈끈한 유대감만큼은 유별나다 싶을 정도여서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골프장에도 이에 버금가는 돈독한 모임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안양골프장 출신의 모임이 대표적입니다. 1968년 고 이병철 회장 손으로 만든 안양골프장은 지금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문골프장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안양골프장을 거친 임직원만 수천 명 이상이죠. 골프장이 몇 안 되던 때다 보니 안양골프장 출신이라면 신설은 물론 기존 골프장들도 스카우트 우선순위였습니다. 일 잘하는 CEO라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골프장을 시작하는 오너가 명문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높을수록 안양 출신의 CEO 영입은 명문으로 가는 보증수표나 다름없었습니다. 안양골프장은 ‘골프장 CEO 사관학교’라는 말까지 생겼고 실제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은 요즘에도 상당수 골프장에서 안양 출신을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능력과 함께 보이지 않는 손, 즉 모임의 파워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사장이나 임원을 찾는 골프장이 생길 때마다 오너 쪽과 줄을 연결했고, 모임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순번을 정한 듯 자석처럼 빈자리를 찾아갔습니다. 요즘에는 안양 출신뿐 아니라 삼성가에서 분리된 CJ, 신세계, 한솔그룹 등이 운영하는 골프장 출신의 ‘범(汎)삼성가 모임’도 생겨나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모임에서 한때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가 안부를 나누고 정보 교류는 물론 좋은 자리로 재취업하는 데까지 도움을 주고받는다면 금상첨화겠죠. 그러나 최근 안양 출신 모임의 역할과 위상이 위축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예가 지금 진행 중인 뉴서울CC 사장 공모에서 1차 서류심사단계부터 삼성 출신은 원천 배제됐다는 후문입니다. 뉴서울CC는 30년 동안 정치권에서 심어놓은 ‘낙하산’을 빼면 몸담았던 골프장 CEO 모두가 삼성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는 회원제 골프장들이 경영 위기에 빠진 탓도 있습니다. 골프장마다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기에 ‘CEO 체급’을 줄이는 추세도 유행입니다. 사장이 맡던 CEO 자리를 부장이나 이사급의 본부장 또는 총지배인이 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젠 ‘좋은 골프장을 만드는 CEO’보다는 ‘돈 벌어오는 CEO’가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시대가 변하긴 변한 모양입니다. mschoi@
퍼블릭 증가로 회원권 부족 하이브리드형 종목 쏟아져
연말 회원권 시장이 강보합세다. 지역별 편차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결산 법인의 수요와 개인의 저점매수 주문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올해 회원권 시장의 예상 밖 상승 구도는 무기명의 상승 외에 달라진 시장의 수급여건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 골프장의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퍼블릭 골프장이 증가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골프장 매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정한 매물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퍼블릭 골프장 증가로 회원권의 희소가치 때문에 개체 수가 부족해진 시장에 하이브리드 형의 새 종목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회원권이란 골프는 물론, 콘도 또는 골프텔 등 다른 형태의 리조트 부동산 지분과 조합한 상품을 말한다. 아예 일반 주택에 골프 혜택이 연계된 상품도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회생절차를 밟는 골프장에서는 주식+채권+선불카드를 뒤섞은 형태를 법원명령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면서 골프와 콘도 혜택을 주는 선불카드 발행도 증가추세다. 주목할 점은 발행 주체가 대부분 퍼블릭 골프장이어서 우회적인 회원권 발행에 참여한다는 편법 논란도 있다.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이현균 회원권애널리스트 lhk@acegolf.com
“입문 1년여 만에 첫 70대打에 사이클 버디까지 겹경사”
김재원 ㈜파마코스텍제약 대표 일본 사업 파트너 권유로 시작 3개월 후 첫 라운드서 105타 지기 싫어해 출장 가서도 맹연습 하체단련 덕 비거리 250m 펑펑 지난해 생애 베스트 2언더 기록 김재원(58) ㈜파마코스텍제약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을 철칙으로 여긴다. 김 대표에게 지금까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행운은 없었다. 늘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골프는 노력한 것 이상의 결과를 얻을 때도 있었지만, 실망도 적지 않았다. 지난 13일 경기 화성시 파마코스텍제약 제2공장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성실하게 살아서일까, 김 대표는 “그동안 사업 실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 연구직으로 출발한 김 대표는 2000년 충북 음성에 제약원료 공장을 차리면서 독립했다. 김 대표는 이내 조심스럽게 “회사 성장세가 요즘 정체 상태”라며 “도약할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업 시작 5년 만에 지금의 화성시 향남면에 제2공장을 지었다. 확실한 아이템과 탄탄한 거래처를 확보한 덕분이었다. 제약 원료를 만들었고, 처음엔 일본 기업이 주거래처였다. 의약품 주원료를 제작 판매하는 업종이다. 주로 알레르기, 고혈압, 천식 치료제 등 제약 원료를 생산하기에 연구소에 대한 신뢰는 사업의 밑거름이 됐다. 음성공장에선 원료 중간재를 만들고, 화성공장에서는 의약 완제품을 제작한다. 김 대표와 거래하는 제약사는 그가 조달한 의약 완제품을 활용해 환자들이 먹게끔 정제나 캡슐제, 과립제로 제작해 판매한다. 김 대표는 “배합기술이 핵심이기에 중견연구원 확보가 관건”이라며 “이제 생산하는 아이템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골프를 접한 건 사업 초창기 시절 일본에서 온 사업 파트너 때문이었다. 골프를 좋아하던 일본 파트너는 한국에만 오면 골프 이야기를 꺼냈고 그래서 김 대표는 골프를 배웠다. 창업 초기 공장에서 숙식하며 회사 일에 몰두하던 무렵 집에는 주에 한 번 갈 정도로 바삐 지냈지만, 공장 근처의 골프연습장만큼은 부지런히 다녔다. 처음 연습장에 가 프로를 만났는데 그가 “3개월 동안, 스윙이 완성되기 전에 필드에 나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어설프게 필드에 나갔다간 스윙이 되레 망가질 우려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3개월이 지난 다음 필드에 나갔다. 경기 용인 플라자CC에서 머리를 얹었다. 친분이 있던 거래업체 대표와 동반했고 김 대표는 이론과 실전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워서 아무리 잘해도 쇼트게임만큼은 잘 안됐던 것. 드라이버 샷이나 아이언 샷은 동반자가 감탄할 만큼 잘 쳤다. 하지만 그날 105타였다. 어프로치나 퍼팅에서 타수가 많이 나왔다. 구력 5∼6년이던 동반자들의 스코어는 80대였고, 김 대표에게 처음 두 번 칠 때까지는 몇 점의 핸디캡을 줬다. 하지만 세 번째 모임부터는 ‘스크래치 멤버’가 됐다. 그들은 “스윙을 보니 김 대표가 얼마 안 가 우리를 이길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후 4∼5차례 그들에게 지갑을 열어야 했다. 김 대표는 지는 게 싫어 라운드 후 곧바로 연습장에 갔다. 처음부터 ‘싸움닭’이 됐다는 김 대표는 두 달도 안 돼 그들을 이기기 시작했다. 오직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칼을 갈았다. 라운드 후에는 집 대신 먼저 연습장으로 갔다. 지방 출장 때에도 연습장 그물망이 보이면 그곳에 들러 스윙을 할 정도였다. 이후에는 몇 개월 만에 그들을 이길 때가 더 많아졌다. 그런 희열에 골프 재미가 더 솟았다. 김 대표는 그들이 속한 골프모임에 나간 지 1년 반쯤 됐을 무렵 ‘싱글 패’를 받았다. 12명의 회원 모임이 있던 날 경기 용인의 BA 비스타CC 북코스에서 79타란 성적표를 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사이클 버디’도 함께 작성했다. 정작 자신은 몰랐는데 캐디가 귀띔해줬다. 첫 버디를 낚은 3번 홀(파5)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고도 5번 우드로 그린 주변까지 보낸 뒤 세 번째 샷을 ‘기브 거리’에 붙였다. 이후 4번 홀(파4)에서 아이언샷으로 1m에 붙였고, 5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2m 남짓 보낸 뒤 버디를 만들어냈다. 김 대표는 사실 전날 새벽까지 직원들과 회식하느라 집에서 2시간 남짓 눈을 붙이고 라운드에 나섰던 것. 싱글과 사이클 버디 ‘사고’를 친 김 대표는 이날 밤 12명이 모였던 1, 2차 모임 회식비용을 댔다. 골프입문 2년도 채 안 돼 싱글 패를 받았던 김 대표였지만 이후 90대 타수를 기록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원인을 찾으니 연습을 등한시하고, 골프를 대하는 마음이 흐트러져 있던 자신을 발견했다. 그의 골프는 이처럼 한 차례 고비를 넘겼지만, 5년 만에 두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화성공장 증축을 전후해 5년 동안 연습 한 번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달라지는 ‘마이 웨이’ 습관이 생겼다. 스윙교정 전문 스튜디오 레슨으로 스윙 분석을 해 잘못된 습관을 다시 잡으면서 골프기량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김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파 70타. 지난해 경기 용인의 코리아골프장에서 작성했다. 지난해 봄 이븐파를 친 지 3개월 만이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지금도 240∼250m일 만큼 장타를 구사하고 있다. 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하체를 단련해왔고, 충실한 기본기로 익힌 릴리스 포인트를 살린 임팩트가 한몫했다. 콩 수확을 위해 사용하던 도리깨질 원리처럼 힘이 아닌 손목 스냅을 적절히 이용하는 요령이 골프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20년 구력이지만 지금도 첫 홀에서는 항상 설레고 긴장된다는 김 대표는 “늘 ‘트러블’과 맞닥트리는 게 골프”라면서 “이런 위기는 사업이나 인생을 대하듯 진지하게 풀어가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오히려 기회로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을 할 때 대충할 수 없듯이 골프도 성심성의껏 치면 트러블 샷 상황도 즐기면서 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