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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슨 vs 우즈 ‘100억원 대결’…몇번째 홀서 끝날까?
베짱남씨
2018. 11. 23. 13:31
미켈슨 vs 우즈 ‘100억원 대결’…몇번째 홀서 끝날까?
모든 것 잃었을 때 친구가 된 골프… “5시간 웃을 수 있는 운동”
미켈슨 vs 우즈 ‘100억원 대결’…몇번째 홀서 끝날까?
- 내일 오전 ‘세기의 대결’… 전세계 생중계 두 선수와 캐디, 마이크 착용 경기중 대화 생생하게 전달 드론으로 입체적 화면도 제공 우즈 배당률 1.44 우세 점쳐 사이드베팅도 역대 최고 기대 16·17번홀서 종료 예측 많아 우즈 “7~8언더파 칠 수 있다” 미켈슨 “과감한 전략 펼칠 것” 토머스 “안 보겠다” 평가절하 미국 추수감사절을 맞아 기획된 대형 스포츠 이벤트 ‘더 매치’를 전 세계 골프팬, 아니 스포츠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불혹을 넘겼지만 여전히 위력을 뽐내고 있는 슈퍼스타 타이거 우즈(43)와 필 미켈슨(48·이상 미국)이 상금 900만 달러(약 101억 원)를 놓고 펼치는 18홀 매치 플레이가 24일 오전(한국시간)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상금을 승자가 모두 가져가는 ‘독식’게임이기에 더욱 흥미를 끈다. 세기의 대결은 ‘도박의 도시’에서 열리며, 베팅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연방법원의 판결로 스포츠 도박 합법화가 인정됐고, 이에 따라 더 매치 도중 ‘사이드 베팅’ 금액이 역대 최고치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팅업체는 하루 앞둔 23일 현재 대체로 우즈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우즈가 지난 9월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통산 80승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미켈슨 역시 지난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녹슬지 않은 솜씨를 과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즈에게 밀리고 있다. 베팅업체 벳 365는 우즈의 배당률을 1.44, 미켈슨의 배당률을 두 배 가까이 높은 2.75로 책정했다. 배당률이 낮을 수록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100달러를 우즈의 승리에 걸어 우즈가 이기면 144달러를 받지만, 미켈슨에게 걸면 275달러를 받는다. 게임의 승패를 떠나 항목별로 돈을 거는 ‘사이드 베팅’에서도 우즈가 앞선다. 더 매치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켈슨은 ‘1번 홀 20만 달러’를 즉석에서 제안했는데, 베팅업체는 우즈의 1번 홀 배당률을 3.40, 미켈슨은 4.00으로 내다봤다. 둘이 1번 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것이라는 무승부(1.80) 배당률이 가장 낮다. 9번 홀 이후 앞서는 쪽을 맞추는 항목에선 우즈가 1.72로 미켈슨의 2.75보다 낮고 무승부 배당률은 6.00이다. 이번 1대1 맞대결이 18번 홀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과연 어느 홀에서 승패가 가려질 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16번, 또는 17번 홀에서 희비가 갈릴 것이란 추측이 가장 우세하고 18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플레이 오프를 치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번 세기의 대결은 갤러리 없이 진행되며, 전 세계의 팬들은 안방에서 TV를 통해 우즈, 미켈슨의 자존심 싸움을 지켜볼 수 있다. 우즈와 미켈슨은 물론 캐디에게도 마이크를 채워 경기 도중 대화 내용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드론이 포착하는 입체적인 화면도 제공된다. 이벤트가 열리는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은 톰 파지오가 설계했다. 연못이 많아 곳곳이 위험 지역. 하지만 이번 매치 플레이의 흥미를 돋구기 위해 버디를 낚을 수 있도록 세팅된다. 우즈는 “7∼8언더파가 가능한 골프장”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미켈슨은 “나흘이 아닌 단 하루의 승부이기에 위험을 감수한 과감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영국 언론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번 세기의 대결을 ‘거액의 판돈을 건 이벤트’으로 평가절하했다. 더 메일은 저스틴 토머스(25·미국)의 “이번 이벤트를 (내가) 시청할 확률은 제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15년 전에 대결이 이뤄졌다면 좋았을 것(우즈와 미켈슨 모두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란 뜻)”이란 발언을 강조했다. 가디언은 “16년 전엔 우즈와 미켈슨이 세계랭킹 1, 2위를 다퉜지만 지금은 13위와 27위”라면서 “둘의 나이를 합치면 90이 넘고 가장 최근의 라이더컵 6경기에서 승점 1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모든 것 잃었을 때 친구가 된 골프… “5시간 웃을 수 있는 운동”
가수 김범룡 “마음 삭이는 데 골프가 최고야” 지인이 연습장 이용권 건네 입문 사이판 여행중 생애 첫 라운드 “이 맛에 골프하는구나” 푹 빠져 본격 연습후 1년만에 ‘싱글’ 베스트 73타… 홀인원도 한차례 캐디 덕에 ‘언더파 패’ 받기도 가수 김범룡(59)은 자신의 최고 노래처럼 바람 잘 날 없는 삶을 살아왔다. 1985년 ‘바람 바람 바람’으로 데뷔한 이후 짧은 시간에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하더니 이후 제작자로 성공도 했다. 철들기 전 일찍부터 성공 가도를 달린 탓일까. 주위로 몰려든 사람을 너무 믿었고 그런 만큼 배신의 후유증도 컸다. 쌓았던 부를 한순간에 잃었다. 재기를 위해 발버둥 쳤고, 터널을 빠져나오는 데 10년 넘게 걸렸다. 지난 14일 경기 광주의 이스트밸리 골프장에서 김범룡을 만났다. 한 골프공 메이커 대표가 지인들을 초청한 골프 모임에 초대받았던 것. 김범룡은 “남들은 잘나갈 때 골프를 배우지만 난 그 반대였다”면서 “힘들던 시절 골프라도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골프는 또 하나의 친구였다고 말했다. 김범룡은 1981년 KBS 연포가요제에 보컬 듀오 ‘빈 수레’로 참가해 자작곡 ‘인연’으로 가요제 금상(우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가수로 이름을 날린 것은 몇 년 후였다. 제대 후 1984년 늦가을 첫 앨범을 냈다. ‘바람 바람 바람’은 이듬해 공전의 히트로 그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1985년 최고의 작곡상과 작사상 그리고 신인상까지 휩쓸었다. 이후 1990년까지 매년 히트곡을 내면서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했다. 대표적 싱어송라이터로 이름을 날린 그는 제작자로 활동했다. 그의 손으로 처음 만든 그룹이 ‘녹색지대’였다. 1994년 자신이 작사·작곡한 ‘사랑을 할 거야’ ‘준비 없는 이별’이 대박 나면서 ‘기획사 대표’로 이름을 날렸고, 이후 친구이자 탤런트인 김영배에게도 자신이 쓴 곡(남자답게 사는 법)을 주며 가수로 데뷔시켰고 진시몬도 가수로 발굴했다. 제작자로 바쁜 시간을 보낼 무렵, 믿었던 사람에게 번 돈을 투자했다. 얼마 후 투자한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고 투자한 돈을 뽑으려면 회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말에 집까지 담보로 제공했다. 하지만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 김범룡이 골프를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 실의에 빠진 그에게 당시 기획사가 입주해 있던 건물을 소유했던 한 기업의 오너가 그에게 “마음 삭이는 데는 골프만 한 게 없다”면서 연습장 이용권을 건넸다. 연습장에 나갔지만 생각할수록 억울하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까지 책망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통에 골프를 제대로 배울 수도 없었다. 우울증까지 왔다.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보던 선후배나 친구들이 그를 골프장에 자주 데려갔다. 그에겐 한때 스쿠버 다이빙이 취미였던 시절도 있었다. 이때 알게 된 지인이 그에게 “사이판으로 가서 머리나 식히자”며 여행을 제안했다. 하필이면 태풍이 지나갔고, 정작 바다에 뛰어들지도 못했다. 그와 일행은 인근 라우라우 골프장에서 시간이나 때우자며 잠수복을 벗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연습장은 몇 번 간 적은 있었지만 골프장은 처음이었다. 7번 아이언만 들고 일행과 첫 라운드를 치렀다. 녹색 잔디 너머 코발트색 바다 풍경이 압권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이 맛에 골프를 치는구나”라며 감탄했고, 서울로 돌아와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그는 이후 1년도 안 돼 70대 스코어에 진입할 정도로 골프에 재능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80대 스코어를 치는 연예인을 찾기도 힘들던 시절. 골프를 배우고 3년도 안 돼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에겐 호재였다. 골프장마다 손님이 없어 예약 없이 칠 수 있었다. 지방에 공연 갈 때마다 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골프장에 나갔다. 이때는 주 3회는 칠 무렵이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그에게도 골프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다. 처음엔 사소한 내기로 출발했던 골프였지만, 기량도 늘고 골프 친구도 많아질수록 큰 내기를 하자는 사람들이 몰렸다. 이 무렵 믿었던 친구가 속이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하고부터는 “이러다 사람마저 잃겠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 골프를 다시 멀리했다”고 고백했다. 하늘도 땅도 동반자도 속일 수는 있지만 정작 나 자신만큼은 속이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 이후 3년 동안 골프채는 창고에 처박아 놨다. 공연차 필리핀에 갔다가 시간 여유가 생겨 호스트의 초청으로 골프장에 가면서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이후 내기를 접으니 골프가 편했다. 그는 “(내기 골프는) 골프에 대한 교감을 할 수 없었다. 골프는 골프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골프의 묘미가 되살아났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친구들과의 라운드에서 캐디가 몇 타를 줄인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는 바람에 ‘언더파 패’까지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1오버파 73타다. 1999년쯤 처음 쳤고, 최근까지 서너 번은 더 쳤다. 홀인원은 1996년 골프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초보 시절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밴슬램골프장에서 140m 거리, 7번 아이언으로 작성했다. 교포인 아내와 함께 처갓집에 갔다가 동네 골프장에서 행운을 안았다. 때마침 이날은 처남 친구가 홀인원 턱을 내던 라운드였는데 처남과 초청돼 갔다가 행운을 이어갔다. 그가 지금까지 부르거나 작사·작곡한 노래만 200곡이 넘는다. 그는 12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7월 자작곡 ‘아내’를 타이틀 곡으로 10집 앨범을 내놨다. 그는 최근 미국 시애틀과 샌디에이고 공연에서도 예전처럼 90분 동안 혼자 열창했다. 열정적인 공연 덕에 내년에도 같은 공연을 일찌감치 예약하고 돌아왔다. 김범룡은 “골프가 주는 여러 매력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5시간 동안 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웃지는 못한다. 농담도 많이 하고 웃고 수다를 떠는 것 자체가 ‘힐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력이 닿는다면 마음 맞는 친구들과 2팀 정도 만들어서 세계 유명 골프장을 돌아보고 싶고, 가짜 대신 ‘진짜 언더파 패’를 받고 싶다”며 웃었다. 광주 = 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모든 것 잃었을 때 친구가 된 골프… “5시간 웃을 수 있는 운동”
미켈슨 vs 우즈 ‘100억원 대결’…몇번째 홀서 끝날까?
- 내일 오전 ‘세기의 대결’… 전세계 생중계 두 선수와 캐디, 마이크 착용 경기중 대화 생생하게 전달 드론으로 입체적 화면도 제공 우즈 배당률 1.44 우세 점쳐 사이드베팅도 역대 최고 기대 16·17번홀서 종료 예측 많아 우즈 “7~8언더파 칠 수 있다” 미켈슨 “과감한 전략 펼칠 것” 토머스 “안 보겠다” 평가절하 미국 추수감사절을 맞아 기획된 대형 스포츠 이벤트 ‘더 매치’를 전 세계 골프팬, 아니 스포츠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불혹을 넘겼지만 여전히 위력을 뽐내고 있는 슈퍼스타 타이거 우즈(43)와 필 미켈슨(48·이상 미국)이 상금 900만 달러(약 101억 원)를 놓고 펼치는 18홀 매치 플레이가 24일 오전(한국시간)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상금을 승자가 모두 가져가는 ‘독식’게임이기에 더욱 흥미를 끈다. 세기의 대결은 ‘도박의 도시’에서 열리며, 베팅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연방법원의 판결로 스포츠 도박 합법화가 인정됐고, 이에 따라 더 매치 도중 ‘사이드 베팅’ 금액이 역대 최고치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팅업체는 하루 앞둔 23일 현재 대체로 우즈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우즈가 지난 9월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통산 80승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미켈슨 역시 지난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녹슬지 않은 솜씨를 과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즈에게 밀리고 있다. 베팅업체 벳 365는 우즈의 배당률을 1.44, 미켈슨의 배당률을 두 배 가까이 높은 2.75로 책정했다. 배당률이 낮을 수록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100달러를 우즈의 승리에 걸어 우즈가 이기면 144달러를 받지만, 미켈슨에게 걸면 275달러를 받는다. 게임의 승패를 떠나 항목별로 돈을 거는 ‘사이드 베팅’에서도 우즈가 앞선다. 더 매치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켈슨은 ‘1번 홀 20만 달러’를 즉석에서 제안했는데, 베팅업체는 우즈의 1번 홀 배당률을 3.40, 미켈슨은 4.00으로 내다봤다. 둘이 1번 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것이라는 무승부(1.80) 배당률이 가장 낮다. 9번 홀 이후 앞서는 쪽을 맞추는 항목에선 우즈가 1.72로 미켈슨의 2.75보다 낮고 무승부 배당률은 6.00이다. 이번 1대1 맞대결이 18번 홀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과연 어느 홀에서 승패가 가려질 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16번, 또는 17번 홀에서 희비가 갈릴 것이란 추측이 가장 우세하고 18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플레이 오프를 치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번 세기의 대결은 갤러리 없이 진행되며, 전 세계의 팬들은 안방에서 TV를 통해 우즈, 미켈슨의 자존심 싸움을 지켜볼 수 있다. 우즈와 미켈슨은 물론 캐디에게도 마이크를 채워 경기 도중 대화 내용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드론이 포착하는 입체적인 화면도 제공된다. 이벤트가 열리는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은 톰 파지오가 설계했다. 연못이 많아 곳곳이 위험 지역. 하지만 이번 매치 플레이의 흥미를 돋구기 위해 버디를 낚을 수 있도록 세팅된다. 우즈는 “7∼8언더파가 가능한 골프장”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미켈슨은 “나흘이 아닌 단 하루의 승부이기에 위험을 감수한 과감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영국 언론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번 세기의 대결을 ‘거액의 판돈을 건 이벤트’으로 평가절하했다. 더 메일은 저스틴 토머스(25·미국)의 “이번 이벤트를 (내가) 시청할 확률은 제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15년 전에 대결이 이뤄졌다면 좋았을 것(우즈와 미켈슨 모두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란 뜻)”이란 발언을 강조했다. 가디언은 “16년 전엔 우즈와 미켈슨이 세계랭킹 1, 2위를 다퉜지만 지금은 13위와 27위”라면서 “둘의 나이를 합치면 90이 넘고 가장 최근의 라이더컵 6경기에서 승점 1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모든 것 잃었을 때 친구가 된 골프… “5시간 웃을 수 있는 운동”
가수 김범룡 “마음 삭이는 데 골프가 최고야” 지인이 연습장 이용권 건네 입문 사이판 여행중 생애 첫 라운드 “이 맛에 골프하는구나” 푹 빠져 본격 연습후 1년만에 ‘싱글’ 베스트 73타… 홀인원도 한차례 캐디 덕에 ‘언더파 패’ 받기도 가수 김범룡(59)은 자신의 최고 노래처럼 바람 잘 날 없는 삶을 살아왔다. 1985년 ‘바람 바람 바람’으로 데뷔한 이후 짧은 시간에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하더니 이후 제작자로 성공도 했다. 철들기 전 일찍부터 성공 가도를 달린 탓일까. 주위로 몰려든 사람을 너무 믿었고 그런 만큼 배신의 후유증도 컸다. 쌓았던 부를 한순간에 잃었다. 재기를 위해 발버둥 쳤고, 터널을 빠져나오는 데 10년 넘게 걸렸다. 지난 14일 경기 광주의 이스트밸리 골프장에서 김범룡을 만났다. 한 골프공 메이커 대표가 지인들을 초청한 골프 모임에 초대받았던 것. 김범룡은 “남들은 잘나갈 때 골프를 배우지만 난 그 반대였다”면서 “힘들던 시절 골프라도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골프는 또 하나의 친구였다고 말했다. 김범룡은 1981년 KBS 연포가요제에 보컬 듀오 ‘빈 수레’로 참가해 자작곡 ‘인연’으로 가요제 금상(우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가수로 이름을 날린 것은 몇 년 후였다. 제대 후 1984년 늦가을 첫 앨범을 냈다. ‘바람 바람 바람’은 이듬해 공전의 히트로 그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1985년 최고의 작곡상과 작사상 그리고 신인상까지 휩쓸었다. 이후 1990년까지 매년 히트곡을 내면서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했다. 대표적 싱어송라이터로 이름을 날린 그는 제작자로 활동했다. 그의 손으로 처음 만든 그룹이 ‘녹색지대’였다. 1994년 자신이 작사·작곡한 ‘사랑을 할 거야’ ‘준비 없는 이별’이 대박 나면서 ‘기획사 대표’로 이름을 날렸고, 이후 친구이자 탤런트인 김영배에게도 자신이 쓴 곡(남자답게 사는 법)을 주며 가수로 데뷔시켰고 진시몬도 가수로 발굴했다. 제작자로 바쁜 시간을 보낼 무렵, 믿었던 사람에게 번 돈을 투자했다. 얼마 후 투자한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고 투자한 돈을 뽑으려면 회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말에 집까지 담보로 제공했다. 하지만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 김범룡이 골프를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 실의에 빠진 그에게 당시 기획사가 입주해 있던 건물을 소유했던 한 기업의 오너가 그에게 “마음 삭이는 데는 골프만 한 게 없다”면서 연습장 이용권을 건넸다. 연습장에 나갔지만 생각할수록 억울하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까지 책망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통에 골프를 제대로 배울 수도 없었다. 우울증까지 왔다. 이런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보던 선후배나 친구들이 그를 골프장에 자주 데려갔다. 그에겐 한때 스쿠버 다이빙이 취미였던 시절도 있었다. 이때 알게 된 지인이 그에게 “사이판으로 가서 머리나 식히자”며 여행을 제안했다. 하필이면 태풍이 지나갔고, 정작 바다에 뛰어들지도 못했다. 그와 일행은 인근 라우라우 골프장에서 시간이나 때우자며 잠수복을 벗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연습장은 몇 번 간 적은 있었지만 골프장은 처음이었다. 7번 아이언만 들고 일행과 첫 라운드를 치렀다. 녹색 잔디 너머 코발트색 바다 풍경이 압권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이 맛에 골프를 치는구나”라며 감탄했고, 서울로 돌아와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그는 이후 1년도 안 돼 70대 스코어에 진입할 정도로 골프에 재능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80대 스코어를 치는 연예인을 찾기도 힘들던 시절. 골프를 배우고 3년도 안 돼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에겐 호재였다. 골프장마다 손님이 없어 예약 없이 칠 수 있었다. 지방에 공연 갈 때마다 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골프장에 나갔다. 이때는 주 3회는 칠 무렵이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그에게도 골프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다. 처음엔 사소한 내기로 출발했던 골프였지만, 기량도 늘고 골프 친구도 많아질수록 큰 내기를 하자는 사람들이 몰렸다. 이 무렵 믿었던 친구가 속이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하고부터는 “이러다 사람마저 잃겠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 골프를 다시 멀리했다”고 고백했다. 하늘도 땅도 동반자도 속일 수는 있지만 정작 나 자신만큼은 속이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 이후 3년 동안 골프채는 창고에 처박아 놨다. 공연차 필리핀에 갔다가 시간 여유가 생겨 호스트의 초청으로 골프장에 가면서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이후 내기를 접으니 골프가 편했다. 그는 “(내기 골프는) 골프에 대한 교감을 할 수 없었다. 골프는 골프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골프의 묘미가 되살아났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친구들과의 라운드에서 캐디가 몇 타를 줄인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는 바람에 ‘언더파 패’까지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1오버파 73타다. 1999년쯤 처음 쳤고, 최근까지 서너 번은 더 쳤다. 홀인원은 1996년 골프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초보 시절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밴슬램골프장에서 140m 거리, 7번 아이언으로 작성했다. 교포인 아내와 함께 처갓집에 갔다가 동네 골프장에서 행운을 안았다. 때마침 이날은 처남 친구가 홀인원 턱을 내던 라운드였는데 처남과 초청돼 갔다가 행운을 이어갔다. 그가 지금까지 부르거나 작사·작곡한 노래만 200곡이 넘는다. 그는 12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7월 자작곡 ‘아내’를 타이틀 곡으로 10집 앨범을 내놨다. 그는 최근 미국 시애틀과 샌디에이고 공연에서도 예전처럼 90분 동안 혼자 열창했다. 열정적인 공연 덕에 내년에도 같은 공연을 일찌감치 예약하고 돌아왔다. 김범룡은 “골프가 주는 여러 매력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5시간 동안 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웃지는 못한다. 농담도 많이 하고 웃고 수다를 떠는 것 자체가 ‘힐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력이 닿는다면 마음 맞는 친구들과 2팀 정도 만들어서 세계 유명 골프장을 돌아보고 싶고, 가짜 대신 ‘진짜 언더파 패’를 받고 싶다”며 웃었다. 광주 = 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