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 30만원 시대가 우려되는 국내 골프장
파격 행보 아난티·남화산업 추가 분양 성공할지 관심
라운드의 절반은 아내와… 인생서도 골프서도 최고 동반자!
그린피 30만원 시대가 우려되는 국내 골프장
얼마 전 취재를 위해 한국인 멤버십을 허용한 일본 골프장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일본에는 적게는 100만 원대부터 200만∼300만 원대의 멤버십을 사서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이런 골프장이 100곳이 넘습니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동토(凍土)가 된 한국에서 라운드가 어려워지면서 동남아나 일본으로 원정 골프를 다닙니다. 춥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골프 비용’도 한몫합니다. 겨울 비수기에 제주나 따뜻한 영호남 골프장에 가더라도 라운드당 카트비와 캐디피를 합쳐도 20만 원이 넘습니다. 일본에서는 내장객이 줄면서 18홀 그린피가 우리 돈으로 8만∼10만 원을 받는 곳이 지천입니다. 이번에 다녀온 일본 골프장 사례를 들어봅니다. 200만 원대 멤버십을 산 회원의 3박 4일 일본 골프 여행 비용이 79만 원(동반 비회원은 89만 원)입니다. 여기에는 40만 원 남짓한 항공료, 81홀 그린피와 카트비, 호텔 숙박, 그리고 아침과 저녁 비용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36홀을 갖춘 코스에다 인근 18홀 코스 2곳을 번갈아 돌기에 지루함도 없었습니다. 추가비용이라야 점심값 정도죠. 캐디가 없는 셀프라운드다 보니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추가 부대비용이 들지 않아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내 다른 골프장들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단지 지역에 따라 항공 요금만 가감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 골퍼들이 겨울에 주로 찾는 태국이나 필리핀, 베트남의 경우 비용은 일본보다 훨씬 비쌉니다. 대개 여행사에서 마련한 ‘패키지 골프 여행’이어서 성수기 항공료가 적용되고, 무제한 라운드라 해도 라운드 횟수에 따라 캐디피와 팁, 카트비를 별도로 내야 하기에 3박 4일 골프 여행에 쓰는 비용이 대개 10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그래도 한국보다 가성비가 좋다며 해외 원정 골프가 줄을 잇습니다. 동계휴장이 끝나는 설 연휴를 전후해 국내 골프장들이 영업을 재개합니다. 겨울 할인 요금은 다시 정상요금으로 환원될 것입니다. 올해는 골프장마다 최저임금 인상과 과표 현실화로 공시지가가 올라 세금 부담도 크게 늘었다고 아우성입니다. 100억 원 매출을 올렸던 18홀 규모의 수도권의 한 회원제 골프장은 인건비와 세금 상승분으로만 연간 15억 원이 늘어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린피 인상을 검토하는 곳도 많아 ‘그린피 30만 원 시대’가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세금이 당장 줄어들 리 만무하고 캐디 없는 ‘셀프 라운드’를 할 만한 골프장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겨울뿐 아니라 연중으로 해외 원정 골프가 앞으로 더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갈수록 떨어지는 ‘골프 가성비’를 높일 방법이 없을까요? mschoi@munhwa.com
파격 행보 아난티·남화산업 추가 분양 성공할지 관심
점진적인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회원권 시장의 상승세가 어어지고 있다. 이번 주에도 중·저가권 중심으로 매매자들의 반응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중가권에서는 단기간 급등한 종목들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세가 요동치고 있다. 고가권도 실거래 자체는 미온적이지만 상승 종목 수는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반등에 나섰지만, 수급에 따른 영향으로 오히려 일부 종목은 내림세가 심화한 양상이다. 최근 골프장을 비롯한 리조트 기업들의 증시 활약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운영 중인 아난티와 얼마 전 상장한 남화산업, 상장 대기 중인 KMH신라레저 등이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테마를 구성할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이들의 파격적인 행보는 골프나 리조트업의 고정시설을 활용하는 수익 한계를 넘어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해당 업체들의 핵심 수익원은 골프장과 리조트의 운영 외에 회원권(골프텔·선불카드)의 추가 분양이다. 따라서 이들의 회원권 추가 분양 성패가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실적에 의존하다 보면 회원권을 과도하게 분양, 모집하거나 퍼블릭 골프장임에도 편법적인 분양을 고민해야 하는 우려도 있다. 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lhk@acegolf.com
라운드의 절반은 아내와… 인생서도 골프서도 최고 동반자!
▲ 오종옥 ㈜성운 부사장이 지난 18일 일본 미에현 쓰시의 코코파 리조트에서 회원 친선대회를 앞두고 퍼팅 연습을 하고 있다. - 오종옥 성운㈜ 부사장 나보다 2년 늦었지만 열정 대단 80대 실력 친선대회 연속 우승도 벌타 기록 ‘저녁내기’ 재미 쏠쏠 연습 게으른 나에겐 더없는 맞수 日회원권 사 연 2, 3회 함께 이용 81홀·항공료 80만 원이면 충분 오종옥(61) 성운㈜ 부사장은 라운드의 절반을 아내와 함께한다. 해외여행은 늘 부부동반이다. 지난 18일 일본 미에(三重)현 쓰시의 코코파 리조트에서 오 부사장을 만났다. 매년 열리는 회원 친선대회 기간이었다. 72홀 규모인 이곳은 나고야(名古屋)에서 차량으로 1시간 남짓 거리다. 회원 친선대회는 지난해 100명 넘게 참석했지만, 올해는 50여 명만 출전했다. 오 부사장의 아내(김명서·58)는 올해도 트로피를 안아 2년 연속 우승했다. 오 부사장은 LG그룹에 입사 후, LS전선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임원으로 정년을 채워 은퇴했다. LS전선 이사급인 부문장을 거쳐 2년간 고문을 지낸 뒤, 지금의 회사로 옮겼다. 은퇴한 지 한 달 만에 새 직장을 잡고 다시 일을 시작한 셈. 새 회사는 배전 전문 업체. 최근 신규로 송전업을 추가하면서 15만4000볼트급 이상의 초고압선 지중 선로 면허를 획득한 뒤 전문가를 찾다가 그의 전문성을 인정,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 오 부사장은 “예전엔 주말 골프를 주로 쳤다면, 이젠 주중 골프를 즐긴다”면서 “지인과의 모임뿐 아니라 회사 일을 겸해 평일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 부사장이 골프에 입문한 건 1996년이다. 골프에 별 관심이 없던 그는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하다는 선배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LG그룹 연수원 시절,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업무상 골프장을 자주 다녔지만, 제대로 된 레슨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비즈니스 겸 체력 단련을 목적으로 골프를 배웠던 그는 한동안 골프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그러나 2년 늦게 배운 아내 덕에 골프를 더 즐기게 됐다. 골프 열정이 넘친 아내 손에 이끌려 연습장에 간 적도 많다. 아내는 꾸준히 80대 타수를 유지한다. 오 부사장은 2년 전 아내와 함께 이용하기 위해 일본 회원권을 샀고, 연간 2∼3회씩 함께 다녀온다. 오 부사장은 “해외 골프는 국내보다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든다”며 “해외여행을 겸해 며칠 동안 머리를 식히며 재충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4일간 여행으로 81홀을 도는 데 항공료를 포함해 80만 원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끔 지인들로부터 “아내와 무슨 재미로 골프를 치냐”는 핀잔을 듣지만 자신보다 골프 열정이 더 뜨거운 아내와의 라운드가 재미있다고 전했다. 부부는 내기도 자주 하는 편. 다른 동반자와도 자주 하는 내기 방식인데 타수 계산이 아니라 벙커, 해저드, 3퍼트, OB, 트리플 등을 할 때마다 벌타를 적어 놓고 경기 후 실수가 많은 쪽에서 저녁을 산단다. 오 부사장의 베스트 스코어는 77타. 6년 전 70대 초반이던 ‘왕 싱글’ 3명과 동반, 경기 용인의 코리아CC에서 작성했다. 자신과는 달리 워낙 출중한 골프 기량을 갖췄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라운드에 앞서 긴장했고, 홀마다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18홀을 보냈던 것. 그로서는 골프를 치면서 생애 최고의 타수를 만들어냈지만 스코어 카드에 적힌 타수는 4명 중 꼴찌였다. 동반자 2명이 73타, 1명은 74타였다. 이후 그는 여러 차례 70대를 쳤지만 더는 진전이 없었다. 한창때도 200m를 넘지 못하던 드라이버 비거리가 요즘에는 줄어드는 근육량에 비례, 180m 정도에 그친다. 아이언도 점차 길게 잡으면서 파온 확률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오 부사장은 90대를 치던 시절 접대골프를 위해 나갔다가 홀인원을 경험했다. 2004년 경기 여주 캐슬파인 골프장 레이크 코스 8번 홀(파3·150m)에서 행운을 안았다. 동반자들과 이제 두 홀만 잘 치자고 다짐하면서 5번 아이언을 잡았다. 공을 티에 올려놓지 않고 맨땅에 놓고 쳤기에 공은 그린에 훨씬 못 미쳐 떨어졌다. 하지만 낮은 탄도로 날아가던 공이 그린에 오르더니 핀을 향해 굴러갔다. 그가 돌아서며 동반자들에게 멋쩍은 표정을 짓는 순간, 웨이브를 주고 그린 뒤편에서 기다리던 앞 팀에서 환호가 터졌다. 구르던 공이 핀에 맞고 그대로 홀로 들어갔던 것. 얼마 뒤 홀인원 패를 받았고, 그들과 리턴매치를 펼쳤다. 그의 첫 이글 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회원권 구입 후 회원 신분으로 첫 라운드를 하면서 만들어냈다. 2011년 친구들과의 납회 모임에서 함께 라운드할 곳을 찾다 경기 이천의 뉴스프링빌 골프장 가족회원권을 샀다. 이듬해 2월 말 회원 자격으로 아내, 그리고 2명의 회원과 동반하던 날이었다. 파 5홀에서 두 번째 샷 실수로 웨지 대신 5번 아이언을 잡고 세 번째 샷을 쳤다. 잘 맞았다는 느낌에 핀에 붙었겠지 하며 그린에 올라갔더니 공이 없었다. 그린 뒤편에도 없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홀 쪽으로 갔더니 컵 안에 들어 있었다. 한번은 비 오는 날 라운드 때 파 3홀에서 티샷을 하다가 새로 산 아이언 클럽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바로 앞 연못에 빠졌다. 발을 동동 굴렀고, 바지를 벗고 들어가려다 동반자들이 깊으니 위험하다며 만류하는 바람에 체념했다. 남은 라운드를 돌던 그에게 몇 홀 지나지 않아 골프장 직원이 찾아왔다. 그 직원은 연못에서 건졌다며 물에 빠진 클럽을 ‘선사’했다. 그는 “골프를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이젠 승부욕보다는 사람과 어울리고 반주도 한잔하는 게 더 즐겁다”고 말했다. 쓰시=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파격 행보 아난티·남화산업 추가 분양 성공할지 관심
라운드의 절반은 아내와… 인생서도 골프서도 최고 동반자!
그린피 30만원 시대가 우려되는 국내 골프장
얼마 전 취재를 위해 한국인 멤버십을 허용한 일본 골프장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일본에는 적게는 100만 원대부터 200만∼300만 원대의 멤버십을 사서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이런 골프장이 100곳이 넘습니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동토(凍土)가 된 한국에서 라운드가 어려워지면서 동남아나 일본으로 원정 골프를 다닙니다. 춥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골프 비용’도 한몫합니다. 겨울 비수기에 제주나 따뜻한 영호남 골프장에 가더라도 라운드당 카트비와 캐디피를 합쳐도 20만 원이 넘습니다. 일본에서는 내장객이 줄면서 18홀 그린피가 우리 돈으로 8만∼10만 원을 받는 곳이 지천입니다. 이번에 다녀온 일본 골프장 사례를 들어봅니다. 200만 원대 멤버십을 산 회원의 3박 4일 일본 골프 여행 비용이 79만 원(동반 비회원은 89만 원)입니다. 여기에는 40만 원 남짓한 항공료, 81홀 그린피와 카트비, 호텔 숙박, 그리고 아침과 저녁 비용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36홀을 갖춘 코스에다 인근 18홀 코스 2곳을 번갈아 돌기에 지루함도 없었습니다. 추가비용이라야 점심값 정도죠. 캐디가 없는 셀프라운드다 보니 약간의 불편함은 있지만, 추가 부대비용이 들지 않아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내 다른 골프장들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단지 지역에 따라 항공 요금만 가감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 골퍼들이 겨울에 주로 찾는 태국이나 필리핀, 베트남의 경우 비용은 일본보다 훨씬 비쌉니다. 대개 여행사에서 마련한 ‘패키지 골프 여행’이어서 성수기 항공료가 적용되고, 무제한 라운드라 해도 라운드 횟수에 따라 캐디피와 팁, 카트비를 별도로 내야 하기에 3박 4일 골프 여행에 쓰는 비용이 대개 10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그래도 한국보다 가성비가 좋다며 해외 원정 골프가 줄을 잇습니다. 동계휴장이 끝나는 설 연휴를 전후해 국내 골프장들이 영업을 재개합니다. 겨울 할인 요금은 다시 정상요금으로 환원될 것입니다. 올해는 골프장마다 최저임금 인상과 과표 현실화로 공시지가가 올라 세금 부담도 크게 늘었다고 아우성입니다. 100억 원 매출을 올렸던 18홀 규모의 수도권의 한 회원제 골프장은 인건비와 세금 상승분으로만 연간 15억 원이 늘어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린피 인상을 검토하는 곳도 많아 ‘그린피 30만 원 시대’가 현실이 될 것 같습니다. 세금이 당장 줄어들 리 만무하고 캐디 없는 ‘셀프 라운드’를 할 만한 골프장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겨울뿐 아니라 연중으로 해외 원정 골프가 앞으로 더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갈수록 떨어지는 ‘골프 가성비’를 높일 방법이 없을까요? mschoi@munhwa.com
파격 행보 아난티·남화산업 추가 분양 성공할지 관심
점진적인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회원권 시장의 상승세가 어어지고 있다. 이번 주에도 중·저가권 중심으로 매매자들의 반응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중가권에서는 단기간 급등한 종목들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세가 요동치고 있다. 고가권도 실거래 자체는 미온적이지만 상승 종목 수는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반등에 나섰지만, 수급에 따른 영향으로 오히려 일부 종목은 내림세가 심화한 양상이다. 최근 골프장을 비롯한 리조트 기업들의 증시 활약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프장과 고급 리조트를 운영 중인 아난티와 얼마 전 상장한 남화산업, 상장 대기 중인 KMH신라레저 등이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테마를 구성할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이들의 파격적인 행보는 골프나 리조트업의 고정시설을 활용하는 수익 한계를 넘어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해당 업체들의 핵심 수익원은 골프장과 리조트의 운영 외에 회원권(골프텔·선불카드)의 추가 분양이다. 따라서 이들의 회원권 추가 분양 성패가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실적에 의존하다 보면 회원권을 과도하게 분양, 모집하거나 퍼블릭 골프장임에도 편법적인 분양을 고민해야 하는 우려도 있다. 이현균 회원권 애널리스트 lhk@acegolf.com
라운드의 절반은 아내와… 인생서도 골프서도 최고 동반자!
▲ 오종옥 ㈜성운 부사장이 지난 18일 일본 미에현 쓰시의 코코파 리조트에서 회원 친선대회를 앞두고 퍼팅 연습을 하고 있다. - 오종옥 성운㈜ 부사장 나보다 2년 늦었지만 열정 대단 80대 실력 친선대회 연속 우승도 벌타 기록 ‘저녁내기’ 재미 쏠쏠 연습 게으른 나에겐 더없는 맞수 日회원권 사 연 2, 3회 함께 이용 81홀·항공료 80만 원이면 충분 오종옥(61) 성운㈜ 부사장은 라운드의 절반을 아내와 함께한다. 해외여행은 늘 부부동반이다. 지난 18일 일본 미에(三重)현 쓰시의 코코파 리조트에서 오 부사장을 만났다. 매년 열리는 회원 친선대회 기간이었다. 72홀 규모인 이곳은 나고야(名古屋)에서 차량으로 1시간 남짓 거리다. 회원 친선대회는 지난해 100명 넘게 참석했지만, 올해는 50여 명만 출전했다. 오 부사장의 아내(김명서·58)는 올해도 트로피를 안아 2년 연속 우승했다. 오 부사장은 LG그룹에 입사 후, LS전선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임원으로 정년을 채워 은퇴했다. LS전선 이사급인 부문장을 거쳐 2년간 고문을 지낸 뒤, 지금의 회사로 옮겼다. 은퇴한 지 한 달 만에 새 직장을 잡고 다시 일을 시작한 셈. 새 회사는 배전 전문 업체. 최근 신규로 송전업을 추가하면서 15만4000볼트급 이상의 초고압선 지중 선로 면허를 획득한 뒤 전문가를 찾다가 그의 전문성을 인정,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 오 부사장은 “예전엔 주말 골프를 주로 쳤다면, 이젠 주중 골프를 즐긴다”면서 “지인과의 모임뿐 아니라 회사 일을 겸해 평일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 부사장이 골프에 입문한 건 1996년이다. 골프에 별 관심이 없던 그는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하다는 선배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LG그룹 연수원 시절,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업무상 골프장을 자주 다녔지만, 제대로 된 레슨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비즈니스 겸 체력 단련을 목적으로 골프를 배웠던 그는 한동안 골프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그러나 2년 늦게 배운 아내 덕에 골프를 더 즐기게 됐다. 골프 열정이 넘친 아내 손에 이끌려 연습장에 간 적도 많다. 아내는 꾸준히 80대 타수를 유지한다. 오 부사장은 2년 전 아내와 함께 이용하기 위해 일본 회원권을 샀고, 연간 2∼3회씩 함께 다녀온다. 오 부사장은 “해외 골프는 국내보다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든다”며 “해외여행을 겸해 며칠 동안 머리를 식히며 재충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4일간 여행으로 81홀을 도는 데 항공료를 포함해 80만 원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끔 지인들로부터 “아내와 무슨 재미로 골프를 치냐”는 핀잔을 듣지만 자신보다 골프 열정이 더 뜨거운 아내와의 라운드가 재미있다고 전했다. 부부는 내기도 자주 하는 편. 다른 동반자와도 자주 하는 내기 방식인데 타수 계산이 아니라 벙커, 해저드, 3퍼트, OB, 트리플 등을 할 때마다 벌타를 적어 놓고 경기 후 실수가 많은 쪽에서 저녁을 산단다. 오 부사장의 베스트 스코어는 77타. 6년 전 70대 초반이던 ‘왕 싱글’ 3명과 동반, 경기 용인의 코리아CC에서 작성했다. 자신과는 달리 워낙 출중한 골프 기량을 갖췄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라운드에 앞서 긴장했고, 홀마다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18홀을 보냈던 것. 그로서는 골프를 치면서 생애 최고의 타수를 만들어냈지만 스코어 카드에 적힌 타수는 4명 중 꼴찌였다. 동반자 2명이 73타, 1명은 74타였다. 이후 그는 여러 차례 70대를 쳤지만 더는 진전이 없었다. 한창때도 200m를 넘지 못하던 드라이버 비거리가 요즘에는 줄어드는 근육량에 비례, 180m 정도에 그친다. 아이언도 점차 길게 잡으면서 파온 확률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오 부사장은 90대를 치던 시절 접대골프를 위해 나갔다가 홀인원을 경험했다. 2004년 경기 여주 캐슬파인 골프장 레이크 코스 8번 홀(파3·150m)에서 행운을 안았다. 동반자들과 이제 두 홀만 잘 치자고 다짐하면서 5번 아이언을 잡았다. 공을 티에 올려놓지 않고 맨땅에 놓고 쳤기에 공은 그린에 훨씬 못 미쳐 떨어졌다. 하지만 낮은 탄도로 날아가던 공이 그린에 오르더니 핀을 향해 굴러갔다. 그가 돌아서며 동반자들에게 멋쩍은 표정을 짓는 순간, 웨이브를 주고 그린 뒤편에서 기다리던 앞 팀에서 환호가 터졌다. 구르던 공이 핀에 맞고 그대로 홀로 들어갔던 것. 얼마 뒤 홀인원 패를 받았고, 그들과 리턴매치를 펼쳤다. 그의 첫 이글 스토리도 빼놓을 수 없다. 회원권 구입 후 회원 신분으로 첫 라운드를 하면서 만들어냈다. 2011년 친구들과의 납회 모임에서 함께 라운드할 곳을 찾다 경기 이천의 뉴스프링빌 골프장 가족회원권을 샀다. 이듬해 2월 말 회원 자격으로 아내, 그리고 2명의 회원과 동반하던 날이었다. 파 5홀에서 두 번째 샷 실수로 웨지 대신 5번 아이언을 잡고 세 번째 샷을 쳤다. 잘 맞았다는 느낌에 핀에 붙었겠지 하며 그린에 올라갔더니 공이 없었다. 그린 뒤편에도 없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홀 쪽으로 갔더니 컵 안에 들어 있었다. 한번은 비 오는 날 라운드 때 파 3홀에서 티샷을 하다가 새로 산 아이언 클럽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바로 앞 연못에 빠졌다. 발을 동동 굴렀고, 바지를 벗고 들어가려다 동반자들이 깊으니 위험하다며 만류하는 바람에 체념했다. 남은 라운드를 돌던 그에게 몇 홀 지나지 않아 골프장 직원이 찾아왔다. 그 직원은 연못에서 건졌다며 물에 빠진 클럽을 ‘선사’했다. 그는 “골프를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이젠 승부욕보다는 사람과 어울리고 반주도 한잔하는 게 더 즐겁다”고 말했다. 쓰시=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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