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조금만 더 빨리 샷 해줄래?
플레이어스팸피언십 올해 총상금 PGA 사상 최대
‘리하오퉁, 캐디 뒤 봐주기 벌타’ 놓고 시끌… “가혹한 판정… 새골프룰 점검해야”
‘필드의 물리학자’ 디섐보, 유럽무대 첫 우승

디섐보, 조금만 더 빨리 샷 해줄래?

사우디 인터내셔널 앞두고 골퍼들 ‘슬로 플레이’ 지적 디섐보 “일관성 위한 루틴”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사진)가 이번엔 ‘늑장 플레이’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의 CBS스포츠는 31일 오전(한국시간) 디섐보가 사우디인터내셔널(총상금 350만 달러)에서 핫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인터내셔널은 사상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대회이며, 31일 개막된다.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이코노믹시티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리며, 세계랭킹 톱5 중 4명이 출전한다. 이 매체는 사우디인터내셔널을 앞두고 디섐보의 경기 속도 논쟁이 다시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섐보는 지난주 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런데 샷을 할 때마다 캐디에게 거리를 반복해 물었고, 지루한 연습스윙으로 시간을 보냈다. 선수의 샷 허용시간을 45초로 제한하고 있는 EPGA투어는 번번이 시간을 초과한 디섐보에게 경고조차 보내지 않았다. 세계랭킹 2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골프공을 치는 데 1분 15초나 1분 20초씩 걸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코스에서 늘 남은 거리를 두고 클럽 선택이 고민이 되기에 평소 자신의 비거리를 잘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디섐보를 비꼬았다. 세계 3위 더스틴 존슨(미국)도 “디섐보의 게임 접근 방식은 내겐 맞지 않지만, 그에겐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 “(나는) 디섐보처럼 공기 밀도를 체크하고,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서 스윙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물론 디섐보는 자신을 ‘변호’했다. 디섐보는 “45초 안에 모든 것을 끝내는 게 매우 어렵다는 점을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며 “(경기 속도가 늦는 건) 스윙 향상을 위해 호흡에 많은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고, 스윙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루틴”이라고 주장했다. 디섐보는 “생계를 위해 더 좋은 성적을 얻고 싶고, 팬을 위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의 일부분으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플레이어스팸피언십 올해 총상금 PGA 사상 최대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올해 총상금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지난해 1100만 달러였던 이 대회 총상금 액수가 올해 13.6% 인상된 1250만 달러(약 140억 원)로 늘었다”며 “이는 PGA투어 사상 최대 규모의 상금 액수”라고 전했다. 골프채널은 “우승 상금 역시 지난해 198만 달러에서 올해 225만 달러(25억 원)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US오픈이 1200만 달러로 총상금 1위였고,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은 모두 1100만 달러였다. 올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총상금은 지난해 US오픈보다 50만 달러,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보다는 150만 달러가 더 많다. 매년 5월에 열리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올해 개최 시기를 3월로 앞당겼다. 대신 8월에 개최됐던 PGA챔피언십이 5월에 열린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


‘리하오퉁, 캐디 뒤 봐주기 벌타’ 놓고 시끌… “가혹한 판정… 새골프룰 점검해야”

EPGA 두바이데저트클래식 18번홀서 발생…2벌타 받아 R&A “규칙 적용 정확했다” ‘캐디 뒤 봐주기 금지’ 규정이 골프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중국의 리하오퉁(사진)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츠 골프장(파72)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총상금 325만 달러)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1m 미만의 짧은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운영위원회는 퍼팅에 앞서 리하오퉁의 캐디가 플레이 연장선에서 얼라인먼트(정렬)를 도왔다면서 2벌타를 부과했다. 지난해까지는 캐디가 선수 뒤에서 정렬 상태를 봐주는 게 허용됐지만, 올해부터 금지됐다. 리하오퉁이 내리막 버디 퍼팅을 앞두고 스탠스를 취하는 순간 그의 캐디가 볼 뒤에 잠시 서 있다가 빠졌고, 경기위원회는 이를 얼라인먼트를 도운 것으로 판정했다. 캐디의 정렬 조력을 금지하는 규칙에 따르면 캐디는 플레이어 뒤에 서 있으면 안 된다. 리하오퉁의 18번 홀 버디는 벌타로 인해 보기로 바뀌었고, 순위는 공동 3위에서 공동 12위로 내려갔다. 공동 3위와 공동 12위의 상금 차이는 무려 9만8000달러(약 1억1000만 원)에 달했다. 리하오퉁의 18번 홀 영상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그리고 선수들은 리하오퉁의 벌타에 반발하고 있다. 에디 페퍼렐(잉글랜드)은 SNS를 통해 “(벌타는) 충격적일 정도로 나쁜 결정”이라고 밝혔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역시 “이번 벌타는 지나치게 가혹했다”고 지적했다. 파블로 라라자발(이탈리아)은 “(골프룰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나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 규정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리하오퉁에게 벌타가 주어지지 않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EPGA는 리하오퉁의 벌타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케이트 펠리 EPGA CEO는 “이번 조치는 아주 불공정했다”면서 “리하오퉁과 그의 캐디는 어떤 의도도 없었고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심판들이 재량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건 옳지 않다”면서 “즉시 수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하웰 EPGA 토너먼트 위원장은 “정말 말도 안 된다”면서 “이 규칙을 바꾸는 데 5년이 걸렸지만 2주 만에 첫 사례가 나왔고 당장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틴 슬럼버스 R&A 사무총장은 “매우 불행한 상황이었고, 펠리 CEO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규칙 적용은 정확했고 벌타는 취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필드의 물리학자’ 디섐보, 유럽무대 첫 우승

두바이데저트… 24언더 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 디펜딩 챔피언 리하오퉁 캐디가 얼라인먼트 위반 새골프룰 적용 첫 벌타 ‘필드의 물리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유럽원정 무대에서 첫 우승컵을 안았다. 리하오퉁(중국)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캐디의 위치 제한 위반 규정으로 벌타를 받은 첫 번째 사례로 남게 됐다. 디섐보는 27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트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총상금 325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합계 24언더파 264타를 적어낸 디섐보는 2위 맷 월리스(영국)를 7타 차로 따돌리는 완승을 거뒀다. 우승상금 54만1660달러(약 6억 원)를 받은 디섐보는 이 대회 최다 언더파 우승과 함께 최다 타수 차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디섐보는 2016년 프로 전향 직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이 대회에 출전해 공동 18위를 차지한 바 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 알바로 퀴로스(이상 스페인), 이언 폴터, 폴 워링(이상 영국) 등 4명이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유럽투어에서 1승을 거뒀던 안병훈은 4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하오퉁은 바뀐 규정으로 벌타를 받고 상금까지 대폭 깎였다. ‘디펜딩 챔피언’ 리하오퉁은 18번 홀(파5)에서 1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시도,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운영위원회는 규칙 위반을 선언했다. 리하오퉁의 캐디가 얼라인먼트(정렬)를 도왔다는 이유였다. 리하오퉁이 버디 퍼팅을 앞두고 자세를 잡았고, 그 순간 그의 캐디가 볼 뒤에서 잠시 서 있다가 빠진 것이 문제가 됐다. 경기위원회는 얼라인먼트를 도운 것으로 판정했다. 이에 따라 리하오통은 이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고도 보기로 바뀌면서 순위가 공동 3위에서 공동 12위까지 내려갔다. 올해 1월 1일부터 캐디는 고의로 플레이어의 선상 후방에 서 있거나 가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골프는 선수가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단독으로 책임져야 하는 경기라는 주장을 반영한 조치다. 이에 따라 리하오퉁은 2벌타를 받았고, 최종라운드 스코어는 1언더파 71타에서 1오버파 73타로 바뀌었다. 순위도 공동 3위에서 공동 12위로 크게 떨어졌다. 리하오퉁은 순위가 크게 하락하면서 상금이 약 10만 달러(1억1000만 원) 줄었다. 리하오퉁은 4라운드를 마친 뒤 기분이 상한 듯,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지난해까지 캐디가 뒤에서 얼라인먼트를 확인해주는 모습은 흔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선수들은 스트로크와 퍼팅을 할 때 캐디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실제로 올해 열린 각종 국제대회에서 캐디가 ‘OK’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제 볼 수 없다. 바뀐 새 규정으로 캐디에게 의존하던 선수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세영 기자 ni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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